아직도 많은 학습자들이 영어 단어를 외울 때 철자와 의미만 익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나마 단어 발음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학습자들은 사전에 쓰인 발음 기호를 보고 눈으로 익히거나 스스로 읽어보기도 합니다. 학교 영어 수업부터 이어졌던 이 오랜 학습 관행의 문제가 무엇일까요? 어떻게 영어 단어 발음을 익혀야 할까요?


단어의 소리와 의미
리스닝이 안 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 관련글 : 영어가 안들리는 이유 (리스닝이 안되는 이유) »
그 중 하나는 단어의 발음을 정확히 모르는 것입니다. 우리가 모국어를 배울 때는 글로써 단어를 접하기 전에 소리와 함께 단어의 의미를 익혀가기 시작합니다. 모국어로 익히는 단어는 아래와 같이 진행됩니다.
반면, 영어 단어를 익힐 때 소리(발음)에 대한 훈련이 없다면 다음과 같이 진행됩니다.
이렇게 단어 학습이 진행되다 보니, 눈으로 보는 단어는 익숙하다고 느껴지는 반면, 귀로 듣는 단어는 구분을 하기가 쉽지 않게 됩니다.
영어 사전에 발음 기호가 나오지만, 오랜 기간 영어 학습을 한 학습자가 아니면, 발음 기호를 통해 정확한 원어민 발음을 훈련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실제 원어민들의 발음은 발음 기호에서 나온 것과는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원어민의 발음
우리가 생각하는 단어의 발음과 실제 원어민 발음이 다른 것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두 가지만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 아래 발음 예제는 미국식 영어를 기준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1. stop [stɑ:p]
stop은 1음절 단어이며 실제 원어민의 발음에서는 t 가 ‘ㄸ’에 가깝게 발음되는 것을 들을 수 있습니다. 간단한 단어이기 때문에 우리가 "스톱"으로 발음한다고 해서 원어민이 못알아 들을 가능성은 적지만, 원어민의 발음에 익숙하지 않은 학습자라면 리스닝시 "ㅅ땁"으로 들려지는 단어를 잡아 내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 참고글 : 음절(Syllable)이 무엇인가요? »
2. prepare [priper]
많은 학습자들이 "프리페어"라고 발음하는 이 단어는 실제 음절이 2음절입니다. 음절을 나누는 기본적인 방법은 단어 발음시 모음을 기준으로 나누는 것인데, "프리페어"라고 발음 한다면, 이 단어는 4음절 단어가 됩니다.
실제 원어민이 어떻게 이 단어를 2 음절로 발음하는지 들어보면, "퍼r페r"와 같습니다. 여기서 "퍼"는 똑떨어진 발음의 "퍼"가 아닌 "프"와 "퍼"의 중간발음 정도가 됩니다.
이 단어를 원어민의 정확한 음성으로 듣지 않고 익히게 되면, 학습자는 4음절로 발음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게 됩니다. 그러면 영어로 말을 하거나, 리스닝을 할 때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r 발음까지 굴려가며 발음을 했지만, 원어민이 이해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한국 거주 원어민 강사들은 경험을 통해 한국 학습자들의 이런 실수를 알고 있고 한국인들의 영어를 이해하는데도 큰 어려움을 보이진 않습니다. 그러나, 영어 강사가 아닌 원어민 앞에서 이런 실수를 하게 되면 고개를 갸우뚱 하는 모습을 보게 될 수 있습니다.
위에 예로 들은 "퍼r페r"가 "프리페어"로 발음되는 것은 우리가 하는 수많은 단어 발음 실수 중 하나입니다.
효과적인 단어 학습 방법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리스닝과 스피킹 실력을 함께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단어 학습 방법이 필요하게 됩니다.
- 단어 학습시 꼭 원어민의 발음을 들어본다.
- 단어장을 사용한다면 단어에 강세를 표시한다.
- 정확한 강세와 함께 최소한 5번 이상 따라 발음한다.
- 그래도 발음이 확실치 않으면 몇 개 음절인지 체크한다.
- 단어 스펠링 암기에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는다. (각종 시험에 필요한 경우라면 예외)
• 관련 링크 : 음절체크 웹사이트 - www.howmanysyllables.com
• 참고글 : 영어사전 어플(앱), 무료 영영사전
우리가 영어로 대화할 때는, 각 단어의 발음에 시간을 쏟을 만큼 여유롭지 않습니다. 머리 속에 표현하고자 하는 생각을 정리하고, 단어를 떠올리며, 문장을 만드는 데도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단어 학습을 스펠링 학습이 아닌 소리(발음) 학습으로 지속하게 되면, 대화시 발음이 훈련한 대로 나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그런 과정이 지속되면 오히려 한국식 발음으로 발음을 하면 스스로가 더 어색함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맺음말
외국에서 오랜 기간 생활한 사람이 한국에서 외래어를 사용할 때 우리와는 다르게 발음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 외래어의 정확한 영어 발음이 그들 머리속과 입근육에 훈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영어학습은 단어로 시작해 단어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단어 외에도 학습해야 하는 분야들이 있지만, 단어 혹은 단어군을 익히고 늘려가는 과정이 결국 영어학습인 것입니다.
위와 같이 단어 학습 습관을 올바르게 바꾸고 꾸준히 훈련하면, 리스닝 실력과 스피킹 실력을 모두 향상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한, 두 달 안에 끝나는 과정은 아니지만, 서서히 발전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더욱 힘을 얻게 되고, 또 다시 그와 같이 학습하는 선순환 과정을 밟게 될 것입니다.
Effort First, Then Metho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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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아래주소는 prepare의 원어민 발음을 들을 수 있는데 미국과 호주 원어민 발음 2가지가 있는데 호주식발음이 영국식발음과 유사하다는 점을 참고하며 두 발음이 차이가 있음을 알수 있습니다.
http://ko.forvo.com/word/prepare/#en
미국식 영어, 영국식 영어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학습하는 지에 대해서는 또 다른 주제거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말씀하신대로, 미국식 영어, 영국식 영어를 분리해서 이야기하며 글을 작성했으면 더 좋은 글이 되었으리라는 의견에 적극 동감합니다.
다만, KoreanEnglish.org의 대부분 글들은 이론적 분석보다는 실용성에 더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제가 영어를 영문학 전공자로서 혹은 외국에서 오래 살며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그동안 수천명의 영어 학습자들을 보면서 어떤 부분이 우리가 갖고 있는 어려움이고,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게 풀어나갈까라는 의문점을 갖고 본 사이트를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저를 비롯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미국식 영어를 선호하고 미국식 영어로 주로 학습하고 있습니다. 역사적인 부분의 영향도 분명 있을테고요, 그에 앞서 미국식 영어를 접할 수 있는 영어 학습 컨텐츠가 많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미국내 비즈니스를 제외한) 글로벌 비즈니스 세상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영국식 영어, 혹은 영국식 영어에 좀 더 가까운 영어가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발음 부분에서는.
그럼 컨텐츠가 많아 미국식 영어를 하고, 비즈니스를 생각하며 영국식 영어를 동시에 해야 하느냐..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우선 그렇게까지 할 시간적 여유가 안되고요.
미국에서 오래 생활한 사람들이 영국사람 혹은 동남아 사람들과 향후 일을 해야 한다고 해서 별도로 그들의 영어 구사방식이나 발음을 공부하진 않습니다. 물론, 원어민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다양한 인종의 발음에 이미 노출되기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또한 호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미국식 영어 컨텐츠가 많다고 해서 미국식 영어를 별도로 공부하지 않을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접해갈 것이고, 추후 그런 상황에 직면하면, 당분간 어려움을 겪으며 스스로 조금씩 익숙해져 갈 것입니다.
따라서, 시간이 부족한 대부분의 학습자가 이중택일을 해야 한다면, 한국 거주 원어민 교사로 미국인이 많다는 점도 또한 감안하여, 미국식 영어쪽에 우선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 하는게 제 의견입니다. 사실은, 대부분 발음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없기 때문에, 미국식 영어에 가까운 한국식 영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더불어, 음절에 대해서는 미국식 영어, 영국식 영어를 떠나 꼭 한국 학습자들이 (특히 좀더 상급 단계로 넘어가려고 한다면) 이해하고 훈련해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부분은 리스닝 때문 보다 스피킹 때문입니다.
2음절 단어를 3음절 혹은 4음절로 발음하면, 대부분의 원어민들은 (한국에 살면서 '아 한국인들이 이 단어를 이렇게 발음하는구나'라고 익숙해지지 않으면) 못알아 듣게 됩니다. 외국인 친구를 사귄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우리의 발음을 고치지 않아도 그들이 스스로 이해의 폭을 넓히기 때문이죠. 그런데, 비즈니스에서 영어사용을 고려한다면,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지적과 의견 다시 감사 드리고요,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