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역을 통한 학습 교재와 강의는 너무 많습니다. 하지만 직역을 이용한 학습 교재나 강의는 거의 없습니다. 의역을 통한 학습이 표준으로 통하는 영어 교육에서 왜 직역 학습이 필요한 것일까요? 그것이 어떻게 중급 영어 말하기 실력을 빠르게 향상시킬 수 있을까요?
직역 vs 의역
직역은 영어 단어, 영어 표현, 영어 구조 그대로의 해석입니다. 다양한 의미를 갖고 있는 make를 그 기본 의미인 '만들다'로 해석하는 것이죠.
의역은 단어나 표현이 쓰인 문맥을 이용해 한국어에 맞춘 해석입니다.
약속에 맞춰 갈 수 있다는 표현으로 I think I can make it. 을 "내 생각에 난 시간 맞춰 갈 수 있어" 라고 해석하는 것이죠.
큰 사고로 수술실에 있는 친구를 보며 말합니다. I know he's very strong. He will definitely make it.
여기서는 "그는 분명 극복할 거야" "그는 분명 이겨낼 거야" 가 make it 의 의역이 됩니다.
의역의 문제
영어 문장을 그 문맥과 함께 이해하게 해주는데 의역의 문제는 없습니다. 오히려 빠르게 어떤 의미인지 알게 해 주죠. 하지만 이것은 영어 문장을 보고 해석할 때 필요하지, 그런 표현을 익혀 실제 사용할 때는 그리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원어민이 그런 표현을 사용할 때, 두뇌에서 "시간 맞춰 갈 수 있다" 라는 의미를 떠올리고, "극복하다, 이겨내다" 라는 의미를 떠올려 make it 을 쓸까요?
원어민이 그 표현을 할 때는 make it 이 별도의 의미로 표현되는 것이 아니라, 같은 make it 을 표현하지만 다른 문맥이기에 다른 의미와 어감으로 전해지는 것입니다. 문맥이 달라 전달되는 뉘앙스가 바뀌는 것이지 make it 은 이 상황에서도 make it, 저 상황에서도 make it 인 것입니다.
게다가 한국 학습자에게서 발견되는 문제는 그 의역을 영어로 표현할 때입니다.
한국 학습자들이 "약속 시간에 맞춰가다, 어떤 약속에 갈 수 있다" 라는 의미로 이 쉬운 단어의 조합인 make it 을 쓸 확률이 높을까요? 아니면,*** can go there on time. 과 같이 풀어 쓸 확률이 높을까요?
어려운 상황에서 "극복하다, 이겨내다" 라는 의미로 make it 을 쓸 확률이 높을까요? 아님 overcome, survive를 쓸 확률이 높을까요?
왜, make it 이라는 표현을 익혔는데, 그 의미를 반대로 표현할 때는 다른 표현이 나오는 것일까요?
의역으로 익혔기 때문입니다.
"make it" 은 보여지는 그대로 익히는 것이 좋습니다. "그것을 만들다"
그리고 어색하더라도 문맥에 그 직역을 붙이며 학습을 하는 것입니다.
"내일 9시라고? 난 생각해, 내가 만들 수 있다고, 그것을"
"내일 9시라고? 난 생각해, 내가 만들 수 있다고, 그것을"
"(수술실에 있는 친구를 보며) 그는 분명 만들거야, 그것을"
"(수술실에 있는 친구를 보며) 그는 분명 만들거야, 그것을"
결국, 문장 해석을 위한 영어가 아니라 사용할 수 있는 영어, 다양한 확장성을 담을 수 있는 영어를 익히려면 "영어표현 + (뉘앙스를 담은) 의역"으로 익히는 것이 아니라 "영어표현 + 직역 + 상황"으로 익히는 것입니다.
구조적으로 한국어와 다른 문장은 어떻게?
한국어와 영어 어순이 다르죠? 어순을 다르게 만드는 것은 여러 문법 요소들이 있지만, 대표적인 것이 관계 대명사입니다.
He's the one who got the job that I really wanted to get.
의역은 어떻게 될까요?
"그가 내가 정말 얻기를 원했던 그 직업을 얻은 사람이야."
이 의역 해석을 여러분께 드리면 바로 영어로 나올 수 있나요?
좀 더 복잡한 예문을 보죠.
I can't believe he was the one who got the job that I've tried so hard to get for years.
"내가 수년 동안 힘들게 노력해 얻으려고 했던 그 직업을 얻은 사람이 그라는 것이 난 믿기질 않아."
여러분이 조금 공부를 하셨다면 위 문장에서 크게 어려운 단어가 없다는 것을 알 것입니다.
그러면, 위 의역을 제시했을 때, 위 문장이나 (영어 문장은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기에) 비슷한 문장을 어렵지 않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우선 문제가 되는 것은 위 의역으로는 어디에서부터 영어 문장을 시작할 지 감도 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많은 학습자들이 입이 꽉 막힌다고 말하는 부분이고요.
직역으로 보겠습니다.
I can't believe he was the one who got the job that I've tried so hard to get for years.
"난 믿을 수 없어, 그가 그 하나였다는 것을, 그는(who) 얻었던 그 직업을, 그것은(that) 내가 시도해왔던 매우 열심히, 얻으려고, 수년 동안."
위 직역은 거의 단어마다 직역을 했는데요, 중급 학습자라면 중간 중간 어느 정도의 어순을 한국어 식으로 해도 상관없습니다. 아래를 보시죠.
"난 믿을 수 없어, 그가 그 하나였다는 것을, 그는(who) 그 직업을 얻었던, 그것은(that) 내가 매우 열심히 시도해왔던, 얻으려고, 수년 동안."
이 직역 해석은 분명 한국인의 두뇌에 어색하게 들립니다. 그렇다고 의미 파악이 아예 안 되는 것은 아니죠. 95% 정도 의미 파악이 된다면 이렇게 직역으로 익히는 것이 영어식 어순에 자꾸 노출되는 방식입니다.
의역과 직역을 제시했을 때, 분명 직역 문장이 영어 문장으로 만들기가 편하게 보입니다. 편하게만 보일 뿐 아니라 그런 사고의 흐름이 원어민의 사고의 흐름이고 상급 학습자들이 두뇌에서 영어를 만들어내는 과정입니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의 두뇌
학습자가 영어를 잘하면 잘할수록 두뇌에 남는 것은 의역이 아닌 직역의 느낌이고, 직역과 같은 사고의 흐름입니다. 의역을 가장 잘하는 사람은 번역가인데, 한국에서 영어를 배운 대부분의 번역가는 말하기 능력이나 글쓰기 능력이 자신의 해석 능력보다 낮은 수준을 갖게 됩니다. 의역으로 번역 일을 하다 보니, 그런 과정이 영어를 사용하는데 있어서는 생각만큼 도움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원서 번역가이면서 영어회화 학원을 찾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 것이죠.
맺음말
여러분이 번역가가 되려고 한다면 영어 문장을 자연스런 한국어 의역으로 풀어내는 쉽지 않은 능력을 길러가야 합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면, 직역 학습의 이유와 원리를 이해해 자꾸 자신의 학습 패턴에 접목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실용적인 영어, 사용하는 영어 학습 과정을 보다 빠르고 효과적이게 만들 것입니다.
Effort First, Then Methods.
Comments
영어교육학 분야는 한국에서 어떤 분야보다도
진취적이고 발전적인 분위기를 뜨고 있는데
그 분위기를 선도하고도 남을 가치있는 글이라고 생각하나
이런 좋은 글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게 아쉽다고도 생각이 듭니다.
코리안잉글리쉬가 무슨 사이트인지
이 글을 적으신 분은 무엇을 하시는 분인지
소개가 적기에 궁금한 점이 좀 많네요.
단지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글의 내용의 가치만큼
글이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아쉽다 이말입니다.
한국에선 시험용 필기영어는 해커스가
영어회화에선 시원스쿨이 유명한데
이들 사이에 이 사이트가 없다는건
접근성이 안 좋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대표적인 사이트인 네이버에 검색하면 찾아볼 수가 없죠
개인적으로 이런 좋은 글들이 널리 퍼지지 않기를 생각하기도 합니다.
가면 갈수록 사람들의 인성은 안 좋아지는데
악인들에게 뛰어난 능력이 주어지면 사회는 더 해로워질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글을 통해서 능력을 얻은 사람들이 그 능력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을까하는 걱정이 있는데
제 생각일 뿐이니 그냥 넘기시길 바랍니다.
단지 경험상 정말 능력적으로 대단한 글들이 내용이 다루는 높음에 비해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책들이 조금 있기 때문입니다
이말들을 하는건 이 글을 쓰신 작성자님의 글이 정말 내용이 탁월하다 여겨져서 쓰는겁니다.
저것들이 영어교육학이라는 학문에 나오는 정보들인지 아니면 스스로 탐구하신건지 제가 영어교육학은 접해보질 않아서 저렇게 써봅니다
저도 부족함이 많은 평범한 사람이기에 할 수 있는 것은 . .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 뿐입니다.
메시지를 퍼뜨리는 것도 요즘 세상에는 중요한 기술 중 하나일 텐데요, 그런 능력이 아직 부족한 것 같고요.
양질의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면 분명 적지 않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네이버도 구글처럼 광고나 자체 플랫폼 외의 Organic 컨텐츠에도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고요.
현재 코리안잉글리쉬 방문자의 90%가 구글을 통한 방문자이고요, 네이버는 5%도 안되네요.
메시지 감사드리고요, 좋은 하루 되세요!
가능하다면 영어로 수학을 배우는 것이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만약 영어 실력이 많이 떨어져서 이해가 안 된다면, 힘들어도 영어로 된 수학책과 한국어로 된 수학책을 함께 보는 것이 좋을 것 같고요.
한국어로만 된 수학책만 보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장기적인 안으로는 좋지 않다는 사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