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트는 영어 발음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영어 발음과 관련된 포스트는 코리안 잉글리쉬에서 종종 다루었던 부분인데 또 다시 다루는 것은 꼭 주의해야 할 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끊이지 않는 발음 논쟁
영어 발음에 신경을 써야 하나요?
써야 한다? 말아야 한다?
온라인에서 참 많은 말들이 오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비단 온라인에서 뿐만은 아닙니다.
학원에 다니는 대학생, 직장인들도 발음이 중요하다고 하는 학습자들이 있는 반면,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학습자들도 있습니다.
아마 영어 발음에 대한 논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런데, 분명한 사실이 있습니다.
십 수 년전보다 많은 학습자들이(스스로 느끼던 느끼지 않던간에) 발음이 좋아졌다는 것입니다.
원어민 강사들이 더 많아진 이유도 있을 것이고, 영화, 드라마 같이 다양한 컨텐츠를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이유가 될 것입니다.
오늘은 저의 경험을 통해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사실을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얼마전 거의 2년을 영어에 투자한 학습자를 만났습니다. 그만큼 학습을 했기에, 한국 학습자들이 흔히 쓰는 단어들은 대부분 알고 있었고, 원어민의 대화도 어느 정도 알아듣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학습자가 말을 할 때 발견되었습니다.
알고 있는 단어들과 익숙한 문장 패턴들이 있어 영어로 의견을 말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는 듯 보였는데, 안타깝게도 다른 사람들이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원어민 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쉽게 말이 통하는 다른 한국 학습자들도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의 말이 끝나고 나면, 다른 학습자들은 어떻게 응대를 해야 할지 몰라 어리둥절할 뿐이었습니다.
2년에 가까운 학습 기간을 투자했음에도 왜 이런 현상이 생긴 것일까요?
대부분의 학습자들은 지속적으로 리스닝을 하고, 지속적으로 다른 사람(원어민, 다른 학습자)의 말에 귀기울이며, 그들이 하는 발음을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익혀가게 됩니다. 의도적인 노력 없이도 주변의 영향에 의해 발음이 조금씩 나아진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보편적인 상황에 들어가지 않는 학습자들도 종종 있는게 사실입니다.
돌직구형 학습자
일반적으로 이런 유형의 학습자들은 "돌직구형" 학습 행태를 보이게 되는데, 다른 사람들보다 실수에 덜 민감하고, 모르는 말도 서슴치 않게 해보려는 용기를 보이게 됩니다. 영어회화, 특히 영어 말하기를 훈련하기에 매우 좋은 성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긍정적인 면과 함께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거나 크게 신경쓰지 않다 보니, 상대방이 제대로 이해를 하는지, 자신이 말을 제대로 전달했는지 체크해 볼 기회를 갖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말은 실수를 통해 배운다."
말은 실수를 통해 배우는 것이지만, 실수한 후 배울 수 있는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특히, 외국어를 배울 때는 그렇습니다.
상대방과의 의사소통에서 간과하면 안되는 부분이 자신의 실수를 깨닫게 해주는 상대방의 반응입니다. 이 반응에 너무 둔감하거나, 관심을 갖지 않을때 학습자는 스스로 교정해 가는 과정을 지나치게 되며, 옳지 않은 방향으로 학습하게 될 가능성도 커지게 됩니다.
영어 말하기시 문제점
구체적으로 이 학습자의 말하기에 있어서의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 였습니다.
1. 각 단어를 제대로 발음하지 않는다.
이 부분은 스스로 말을 빨리 하려는 시도 때문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원어민이 영어를 빨리 말할 때는 그들만의 방식이 있습니다. 그 방식은 상대방이 문맥상에서 이해할 수 있는 기준에서 발전되어 온 규칙들입니다.
그런데 학습자가 명확하게 발음하는 기초 단계를 제대로 밟지 않고, 원어민의 흉내를 내거나, 스스로 생각한 방식으로 발음하는 것은 영어를 잘못된 방법으로 배우게 되는 원인이 됩니다.
2. 말을 할때 음성이 점점 안으로 들어가는 현상
그의 목소리톤은 다른 사람들보다 큰 편입니다. 그런데 영어를 말할 때는 말을 시작한 이후 문장 끝으로 갈수록 말끝이 흐려지는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영어는 한국어와 달리 고유의 리듬감과 소리의 높낮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편인데, 이런 부분을 잘못 해석하여 학습해온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 한 가지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은 스스로 문장 구사에 대한 자신감 결여로 이런 현상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안타까운 부분은 원어민 강사들조차 이같이 잘못된 방향으로 학습해 온 학습자들을 어디서부터 교정해줘야 할지 엄두를 못 낸다는 것입니다.
해결 방안
이같은 부정적인 결과를 피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이 필요할까요?
1. 가끔씩 자신이 영어 발음이(단어발음, 강세, 억양등)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능한지 주변에(원어민 강사, 학습 동료 등) 물어 봅니다.
2. 리스닝을 하면서 표현을 익히는 습관을 들입니다.
책만 보면서 스스로 영어 표현을 익히다 보면 위와 같이 원치 않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3. 상대방 반응에 주시합니다.
영어 대화시 말할 기회를 많이 갖는 것은 좋지만, 상대방의 반응을 전혀 신경쓰지 않는 것은 그리 좋은 학습 태도는 아닐 것입니다.
버터 발음으로 해야 한다, 미국식으로 발음해야 한다, 영국식으로 발음해야 한다.
이와 같은 주장은 학습자 개인의 취향에 맡겨도 좋을 부분입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영어를 말할 때 상대방이 이해할 수준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영어를 배우는 목적은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입니다.
Effort First, Then Metho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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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수년 전 알고 지냈던 대학생이 생각납니다.
"어학연수 잘 다녀왔어? 좋은 경험 많이 했지?"
"네, 그럼요 많은 경험하고 왔어요."
"어학연수에서 배운 것을 하나만 꼽으라면?"
"미국인들이 제 말을 x럽게 못알아 듣는다는거요. 연수전 준비도 1~2년 하고 갔는데도.."
아마 경험한 사람들은 조금더 실감나게 느끼는것 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