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쯤의 일로 기억됩니다. 비즈니스 출장으로 유럽을 가게 되었는데, 중간 기착지 공항에서 약 1시간 정도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우연히 옆에 앉은 미국인 중년 여성과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그녀 역시 혼자서 비즈니스 관계로 유럽에 왔다고 했습니다. 간단한 문장이 서로 오갔고, 약 5분 정도가 지날 즈음 그녀의 무료 발음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낯선 사람이기에 영어에 대해 팁을 준다는 것이 그녀에게도 쉽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적대시하거나 불편해하지 않는 내 모습에 용기를 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녀가 처음 조언을 한 것은 drive의 발음이었습니다. 그 몇 년 전에 어학연수도 다녀왔고, drive의 발음이 "드라이브"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여전히 그녀가 듣기에는 불편했던 모양입니다.
똑똑한 발음으로 "즤라이브" 라고 발음을 알려주었고, 발음해 보라며 시키기까지 했습니다.
아마도 주변 사람들에게 그런 모습은 우습게 보이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아무튼 그녀가 시키는 대로 drive 발음 연습을 몇 번 했고, 이어 truck, tree, draw 등의 몇 단어를 함께 발음했습니다.
원어민 선생님과 수업하는 어린이처럼 열심히 따라했고, 몇 분의 훈련 후에 그녀로부터 OK 사인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 drive의 발음이 "드라이브" 와 원어민이 발음하는 "즤라이브" 의 중간쯤으로 발음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몇 분 동안의 강의였지만, 그녀와 마주 앉아 무료로 했던 1:1 발음 강의는 유럽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던 여정에서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도 머리속에 생생히 남아있습니다. 덕분에 영어회화 학습을 다시 시작했을 때도 비슷한 발음에서는 큰 어려움 없이 훈련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의 경험은 drive의 발음이 정확해야 한다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우리의 감정이 몰입된 영어 학습은 오랜 기억 속에 남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외국에서 생활하며 영어 학습을 하는 사람들이 비교적 쉽게 갖는 혜택이기도 하고, 한편으로 보면, 그렇기에 한국에서 학습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형태의 학습 경험(흥미와 감정을 이끌어 낼 수 있는)을 해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Effort First, Then Metho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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